
업무 메일이나 계약서, 공문을 작성하다 보면 한 번쯤 멈칫하게 되는 표현이 있습니다. 바로 '승락과 승낙'입니다. 요청이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뜻으로 쓰려다 보면, 어떤 표현이 맞는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둘 중에 어떤 것이 맞는지, 왜 그런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 승락 vs 승낙
- 허락 vs 허낙
- 본음과 속음
- '낙'일까 '락'일까 헷갈리는 단어들
- 함께 헷갈리기 쉬운 표현들
- 정리하면
승락 vs 승낙
승낙은 한자어에서 온 말입니다.
- 承 이을 승
- 諾 허락할 낙
즉, 상대의 요청이나 청을 이어 받아 허락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한자어는 본음 그대로 '승낙'으로 읽고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승락이 아니라 '승낙'이 맞는 표현입니다.
허락 vs 허낙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같은 諾(허락할 낙)을 쓰는데, 왜 '승낙'은 낙으로 쓰고, '허락'은 락으로 쓰일까요?
원칙대로라면 본음은 '허낙'이지만, 실제로는 '허락'이 표준어입니다.
이유는 한글맞춤법의 '속음' 규정 때문입니다.
본음과 속음
한자어에는 본음과 속음이 있습니다. 본음은 한자 본래의 소리를 의미하며, 속음은 사람들이 발음하기 편해 사회적으로 굳어진 소리를 의미합니다.
한글 맞춤법을 보면, 한자어에서 본음과 속음이 함께 쓰이는 경우, 실제 쓰임으로 굳어진 소리를 표준어로 인정합니다.
'허낙'보다 '허락'이 훨씬 자연스럽게 쓰였고, 그 결과 속음인 '허락'이 표준어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허낙은 틀리고, 허락이 맞는 것입니다.
'낙'일까 '락'일까 헷갈리는 단어들
이처럼 '허락할 낙諾'이 들어간 말은 특히 혼동되기 쉽습니다. 아래 예시를 보면 감이 잡힙니다.
'락'으로 적는 말
- 수락 : 요청이나 제안을 받아들임
- 쾌락 : 남의 부탁을 기꺼이 들어줌
'낙'으로 적는 말
- 승낙 : 청을 들어 허락함
- 감낙 : 달갑게 승낙함, 감동하여 승낙함
같은 한자를 쓰더라도 단어마다 굳어진 발음이 다르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판단하면 틀리기 쉽습니다.
함께 헷갈리기 쉬운 표현들
이외에도 속음이 실제 쓰임으로 굳어진 소리가 표준어가 된 사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육월 → 유월
- 십월 → 시월
- 목과 → 모과
- 희노애락 → 희로애락
공문서, 보고서, 계약 관련 문서에서는 이런 표현 하나가 신뢰도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정리하면
요청이나 제안을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써야 할 표현은 '승락'이 아니라 '승낙'입니다.
- '승낙'은 본음 그대로 쓰는 말
- 허락, 수락은 속음이 굳어진 말
이라는 점만 기억해 두어도 비슷한 표현에서 헷갈릴 일이 훨씬 줄어듭니다.
혹시 지금까지 무심코 '승락'이라는 표현을 써온 적은 없으신가요?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일수록, 한 번쯤 정확히 짚고 넘어가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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