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섭지 않게 사례를 했다'
혹시 이 문장을 보고 순간 멈칫하진 않으셨나요?
'섭섭지'가 맞는지, '섭섭치'가 맞는지는 많은 사람이 헷갈려 하는 대표적인 맞춤법입니다.
'~하지'가 줄어든 형태라는 건 알겠는데, 줄일 때 지로 써야 할지, 치로 써야 할지는 막상 설명하려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발음 원리 하나로 이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목차
- 섭섭지와 섭섭치, 무엇이 다른가
- 핵심 원리는 유성음과 무성음
- 유성음 뒤에서는 '치'가 된다
- 무성음 뒤에서는 '지'가 된다
- '하다'가 줄어들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 헷갈릴 때 가장 좋은 방법
- 정리하며
섭섭지와 섭섭치, 무엇이 다른가
'섭섭지'와 '섭섭치'는 모두 본래 형태인 '섭섭하지'에서 줄어든 말입니다.
문제는 '하지'를 줄일 때인데
- 어떤 경우에는 지가 남고
- 어떤 경우에는 치가 남는다는 점입니다.
이 차이는 소리, 정확히 말하면 '~하지' 앞 음절이 유성음이냐, 무성음이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핵심 원리는 유성음과 무성음
그렇다면 유성음과 무성음은 무엇일까요?
유성음은 목청이 울리고 성대가 진동하는 소리이며, 모음, ㄴ, ㄹ, ㅁ, ㅇ 등의 발음이 해당합니다.
무성음은 성대를 울리지 않고 내는 소리로, ㄱ, ㅂ, ㅅ 등의 발음이 해당됩니다.
즉, '~하지'가 줄어들 때, 이 앞에 오는 소리가 무엇이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유성음 뒤에서는 '치'가 된다
'~하지' 앞이 유성음이면 '하'의 ㅏ 만 떨어지고, ㅎ+지가 합쳐저 '치'가 됩니다.
예시
- 흔하지 → 흔치
- 간단하지 → 간단치
- 만만하지 → 만만치
- 적절하지 → 적절치
- 가당하지 → 가당치
- 온당하지 → 온당치
이 경우에는 발음상으로도 거센소리가 자연스럽게 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헷갈립니다.
무성음 뒤에서는 '지'가 된다
반대로 '~하지' 앞이 무성음이면 '하'가 통째로 탈락하고 '지'만 남습니다.
예시
- 섭섭하지 → 섭섭지
- 익숙하지 → 익숙지
- 넉넉하지 → 넉넉지
- 거북하지 → 거북지
- 탐탁하지 → 탐탁지
- 답답하지 → 답답지
- 깨끗하지 → 깨끗지
- 떳떳하지 → 떳떳지
따라서 섭섭치, 익숙치와 같은 표현은 모두 잘못된 표기입니다.
'하다'가 줄어들 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이 원리는 '~하지'뿐 아니라 '~하다', '~하게', '~하도록', '~하건대', '~하기로'가 줄어들 때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올바른 표기 예
- 다정하다 → 다정타
- 흔하다 → 흔타
- 간편하게 → 간편케
- 이바지하도록 → 이바지토록
- 생각하건데 → 생각건대
- 참석하기로 → 참석기로
자음이 ㄱ, ㅂ, ㅅ처럼 무성음이면 '하'가 떨어지고 다, 게, 지, 기 같은 형태가 남는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헷갈릴 때 가장 좋은 방법
물론 이 규칙을 항상 떠올리면서 쓰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확실한 방법이 있습니다.
줄이지 말고 그대로 쓰는 것입니다.
- 섭섭지 → 섭섭하지
- 익숙지 → 익숙하지
- 깨끗지 → 깨끗하지
이렇게 하면 의미도 정확하고, 맞춤법도 틀릴 일이 없습니다.
정리하며
- '~하지가 줄어들 때 유성음 뒤라면 '치', 무성음 뒤라면 '지'로 씁니다.
- 섭섭치는 틀리고, 섭섭지가 맞습니다.
- 헷갈리면 과감하게 줄이지 않습니다.
맞춤법은 단순 암기가 아니라 소리의 원리를 이해하면 훨씬 편해집니다. 이제는 '섭섭지 않게'를 자신 있게 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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