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글에서는 두음법칙의 기본 원리를 살펴보았습니다.
단어의 첫머리에 오는 'ㄴ, ㄹ' 계열 한자어가 일정한 조건에서 소리와 표기가 달라진다는 규칙이었지요.
하지만 실제로 글을 쓰다 보면,
"규칙대로 썼는데도 왠지 어색한 표현"을 마주칠 때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두음법칙이 언제나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는 것이 바로 '연도'와 '년도'의 구분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두음법칙의 예외에 해당하는 이 표현을 중심으로, 어떤 기준으로 구분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목차
- 2026연도일까, 2026년도일까
- 연도는 언제 쓰는 표현일까
- 왜 '결산년도'가 아니라 '결산연도'일까
- 숫자 뒤에는 년도, 낱말 뒤에는 연도
- 신연도일까, 신년도일까
- 함께 알아두면 좋은 예외 표현
- 정리하며
2026연도일까, 2026년도일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26연도가 아니라 '2026년도'가 맞는 표현입니다.
두음법칙만 놓고 보면 연도가 맞을 것처럼 보이지만, 숫자 뒤에 오는 경우는 '년도'가 원칙적으로 사용됩니다.
2025년도, 2026년도, 2027년도처럼 이때의 년도는 해年라는 시간을 하나의 기간 단위로 묶어 지칭하는 말입니다.
연도는 언제 쓰는 표현일까
연도는 단순히 한 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기준이 되는 해, 또는 구분된 기간으로서의 1년을 뜻할 때 사용합니다.
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쓰입니다.
- 결산연도
- 졸업 연도
- 1차 연도
- 사업 연도
이 표현들의 공통점은, 어떤 기준이나 단계에 '속한 해'라는 의미를 가진다는 점입니다.
왜 '결산년도'가 아니라 '결산연도'일까
결산연도에서 연은 단어의 첫머리가 아니기 때문에 본음대로 적어 결산년도라고 쓰기 쉽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표기는 '결산연도'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독립성이 있는 단어가 결합해 합성어를 이루는 경우
- 접두사처럼 한자가 앞에 붙은 경우
이때는 뒤에 오는 단어에도 두음법칙을 적용하는 예외 규정이 있습니다.
따라서 '결산 + 연도'는 하나의 합성어로 보아 '연도'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맞습니다.
숫자 뒤에는 년도, 낱말 뒤에는 연도
헷갈릴 때는 다음 기준을 떠올리시면 도움이 됩니다.
- 숫자 뒤 → 년도
- 숫자가 아닌 말 뒤 → 연도
이 기준만 기억해 두셔도 대부분의 경우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신연도일까, 신년도일까
새로운 해를 뜻하니 '신연도'가 맞을 것처럼 보이지만, 정답은 '신년도'입니다.
이는 신新 + 연도年度의 결합이 아니라, 신년新年 + 도度로 이루어진 단어로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연도'는 잘못된 표현이며, 공식 문서나 기사, 보고서에서는 반드시 '신년도'를 사용해야 합니다.
함께 알아두면 좋은 예외 표현
연도/년도와 함께 자주 틀리는 두음법칙 예외 표현도 정리해 보겠습니다.
- 청녹색 → 청록색
- 미입자 → 미립자
- 소입자 → 소립자
- 수유탄 → 수류탄
- 파염치 → 파렴치
두음법칙은 분명한 규칙이 있지만, 단어의 구성과 결합 방식에 따라 예외가 발생한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정리하며
두음법칙은 '무조건 이렇게 쓴다'는 공식이 아니라, 단어의 구조와 의미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규칙입니다.
지난 글에서 기본 원리를 이해하셨다면, 이번 글에서는 그 원리가 언제 달라지는지를 짚어보셨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작은 차이를 이해하고 나면 글의 완성도와 신뢰도는 훨씬 높아집니다.
두음법칙의 기본 원리를 알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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